말년병장 -> 편돌이 전직 7일차

며칠 전에 편돌이로 전직했다.

 

전역하고 나니깐 뭔가 현타가 와서 뭐라도 아무거나 해야겠다 싶어 닥치는대로 일거리를 알아보다

마침 집앞 편의점이 알바를 뽑는다네???

 

이거 완전 개꿀아닌가 하고 일단 면접갔다.

 

근데 알바 경험도 전무하고 내세울 건 경력하나 없던 나에겐 군전역증 밖에 없었지만 ..

 

운 좋게도 면접보니 합격했다.

 

인터넷 글들을 보니 알바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이력서에서 자신의 성실함과 열정을 어필하라고 이야기했다.

난 고작 알바 뽑는데 자소서까지 채워써야돼?? 라는 의심도 들었지만 생각보다 의심없이 진심으로 열심히 쓰신분들이

많아 부끄러움을 느끼며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썼다..

 

뭔가 본격적인 자소서는 입시 이후로는 거의 처음이었는데 그때 갈고 닦은 것들을 다시 기억해내며

수사적(?)인 어구들과 화려한 단어들로 꾸며 써냈다.

 

면접하러 가보니 그 자리에서 바로 자소서(설)을 읽으시며 점장님이 이것저것 질문을 주셨다. 근데 막상 가보니 열심히 쓴 부분들은 다 처냈고 `집에서 언제든 10분이내로 편의점에 갈 수 있다`는 부분을 굉장히 마음에 드셔했다. 또 야간에도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도.

 

어쨋거나 그러고 며칠 뒤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 분위기상 경력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씀하셔서 '아 떨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붙었다는게 의외였다. 

 

 

편의점의 꽃, 담~~~~~배~~~~~

편의점은 진짜 세상 모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공간이었다. (알바생의 편의를 빼고)

택배 보관 및 접수부터 스포츠 토토 판매, 치킨 제조, 커피, 물품 픽업 서비스, 또 공과금 납부 등등등 

할것이 굉~장~히 많았다. 또 물품도 다양해서 물품 위치 숙지 및 재고 파악도....

 

그리고 그놈의 결제 시스템은 뭐가 이렇게 다양한건지 ..... 그냥 모두가 카드만 쓰는 날이 오면 좋겠다.

 

물류 많은 날에는 물류센터 간접(?) 체험도 할 수 있다.

 

편의점 알바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담배였다. 느낌상 담배가 다양하겠구나 생각은 들었지만 막상 해보니 상상 이상으로 담배의 종류는 많았다.

다음 중 에쎄 골드에 해당하는 것은? 정답 : 손님에게 물어본다.

담배 종류도 종류인데 부르는 말도 참 다양하다... 아블~ 에쎄 라이트~ 마일드 세븐(현메비우스)~ LSS~ LBS~

앞에 회사 이름(레종, 에쎄, 말보르 등) 붙여서 말씀해주시는 손님은 진짜 감사드린다.

아직 익숙치 않은 나는 생소한 담배이름을 들으면 손님과 같이 담배 찾기 시합을 벌인다 ㅠㅠ

다 외운 것 같은데? 느낌이 들면 항상 새로운 이름이 나타난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데 ..... 노력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 ㅋㅋ큐 

손님이 선물해주시고 간 커피

 

아직 뭐 많은 경험을 해본건 아니지만 편의점 알바가 그렇게까지 개꿀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점바점이겠지만 적어도 내가하는 지점은 아닌거 같다 ㅋㅋㅋㅋ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가끔가다 즐거운 일도 생긴다. 좀 더 해보고 편의점 알바 후기랑 꿀팁 이런 것도 써봐야겠다.